![]() 우표디자이너 이기석씨 "우표는 그 나라의 정신" 150여종 우표제작
"가장 기억에 남는 우표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3일 만에 디자인한 적이 있죠." 우표는 어디서 디자인할까. 정답은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우표디자인실이다. 이곳 소속 우표 디자이너 7명이 외부에 의뢰하는 작품을 제외하고 매년 새 우표 20~25건 중 대부분을 그려낸다. 이기석 실장(사진)은 1995년부터 13년 동안 150여 작품을 완성한 베테랑 디자이너다. 1884년 우리나라에서 첫 우표가 나온 뒤 지금까지 발행된 우표는 모두 2568건이다. 그는 광고회사에서 디자인을 하다 94년 서울에서 열린 만국우편연합(UPU) 회의가 계기가 돼 당시 체신부로 특채됐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 발표됐을 때 회담일에 맞춰 우표를 발행하기 위해 3일 만에 디자인을 완성한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그는 세계지도 위에 한반도를 퍼즐 모양으로 그린 뒤 새싹을 심었다. `윗분`들의 반응은 `오케이`였다. 우표는 매년 4월 열리는 심의위원회에서 다음해 발행 계획을 세운다. 올해 나올 우표 23건은 이미 지난해에 기획을 마친 상태다. 본격적인 디자인은 한 달 안에 마무리되지만 엄격한 고증이 필요해 통상 3~4개월이 소요된다. 최근 들어 역사와 관련한 우표가 늘어나면서 옛 의상이나 건물 등은 외부 전문가들에게 철저한 고증을 받고 있다. 디자인이 완성되면 조폐공사에서 인쇄한다. 이 실장은 "입시공부에 치인 학생들이 우표 수집에 흥미를 잃고 있는 점이 안타깝죠. 90년대 중반만 해도 우표 한 종에 300만장을 찍었지만 지금은 평균 160만장에 그쳐요"라고 말했다. 한때는 새 우표가 나올 때마다 초등학생들이 줄을 서서 먼저 구입하려고 안달을 냈고,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붙일 우표를 정성껏 고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세태가 바뀌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 우편물량은 48억4200만통에 달했지만 우표 발행량은 8406만장에 그쳤다. 우편물량 중 98% 이상이 전자우표로 처리된다는 얘기다. 이 실장은 그러나 우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우표는 한 나라를 상징합니다. 독도 우표에 이어 고구려 우표를 내놓은 것도 역사를 담기 위한 노력이죠"라고 강조했다. 우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여러 가지다. 8월 1일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삼각형 우표가 나온다. 우표를 자외선에 노출시키면 우리나라 최초 우표 이름인 `오문`과 `십문`이란 글자가 나타난다. 지난 5월 나온 어린이헌장 선포 50주년 기념우표는 원형에 스티커처럼 꾸밀 수 있게 만들었다.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캡슐을 종이에 발라 향기 나는 우표를 만들었다. 이 실장은 "10월에는 북한 사진작가가 찍은 백두산 사진으로 `한국의 명산 시리즈` 우표가 나옵니다. 북한 작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첫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신헌철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2007.0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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