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유산은 약 23만 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조사하여 알리는 일뿐 아니라 희귀하거나 중요한 우리 문화유산을 국내로 환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다음의 국외 문화유산을 환수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일영원구」는 높이 23.8㎝, 지름 11.2㎝의 둥근 모양(구형)을 한 휴대용 해시계입니다.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와 달리, 일영원구는 휴대용 해시계로 각종 장치를 조정하면서 어디서나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일영원구는 반구에 새겨진 명문과 낙관을 토대로 1890년 7월, 상직현이라는 인물이 제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열성어필」은 역대 왕의 위업을 기리고자 왕의 글씨(어필)를 모아 엮은 책입니다. 2022년에 환수된 열성어필은 1722년에 간행된 책으로 1723년에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 황흠(黃欽, 1639~1730)에게 하사한 내사본입니다. 이후 1725년에 열성어필이 새로 간행되었을 때, 태조와 경종의 어필이 새롭게 수록되었고, 숙종의 어필까지 합쳐 사료로서 가치가 높은 유물입니다.
「백자동채통형병」은 조선 후기 백자로 만든 원통형 병에 구리 안료를 칠해 장식한 도자기입니다. 구리(산화동)는 색을 내기가 까다로운 안료이기 때문에 남은 유물이 많지 않아 진귀하다는 평가입니다. 1912년부터 1917년까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영국인 스탠리 스미스가 1914년에 수집했음을 알 수 있는 스티커가 병 밑바닥에 남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조선 말기 한국문화유산의 수집과 유통 경로를 추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의 드문 동채백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른 문화유산입니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가로 33㎝, 세로 18.5㎝, 높이 19.4㎝ 크기로, 섬세하게 가공한 자개를 이용해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입니다. 45,000여 개의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 문양을 규칙적으로 묘사하였고, 단선의 금속선을 사용하여 넝쿨 줄기를 표현한 점과 자개의 장식 기법 등에서 고려 나전 칠기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나전 본래의 무지개 빛깔과 광택이 살아 있으며, 금속선 등 장식 재료의 보존 상태도 우수하여 고려 시대의 대표적 미술 공예품인 고려 나전칠기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유물로 주목됩니다.
다방면의 노력을 들여 환수된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넉 점을 우표와 함께 살펴보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가슴 깊이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