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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명작을 말하다

우표로 발행된 문화유산을 소개합니다.

우표 명작을 말하다
제목 백자 철화 포도문 호
첨부파일 첨부파일없음
무제 문서
No.37 박물관과 우표: 성신여자대학교 박물관-조선세계와 조선인의 삶을 담고 있는 지도, 대동여지도

짧고 곧은 입구 아래 넓게 벌어진 어깨가 당당하고,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며 드러나는 풍만한 굴곡이 유려하다. 하얀 바탕 위에는 구불구불한 넝쿨이 뻗어 나가고, 검푸른 잎사귀 사이로 탐스러운 포도알이 빛난다.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의 국보 107호 ‘백자 철화 포도문 호(白瓷鐵畵葡萄文壺)’는 18세기 조선 백자 항아리 중에서도 뛰어난 제작 솜씨를 공인 받아온 수작(秀作)이다. 대형 백자는 대개 위와 아래를 따로 만들어 붙이므로 접합 부분이 터지거나 주저앉는 등, 제작이 쉽지 않으며 ‘포도문 호’ 역시 접합의 흔적으로 몸체 가운데 희미한 가로줄이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지러짐 없이 균형 잡힌 형태로 고르게 잘 구워진 모습에서 ‘포도문 호’는 대형 항아리의 당당함을 드러내는 예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검은 빛깔의 철사(鐵砂) 안료로 그려져 항아리의 너른 어깨를 감싸는 포도 무늬다. 본래 철사 안료는 간혹 지나치게 검거나 누렇게 되는 등 안정된 색을 얻기 어려운데 그러한 특성을 오히려 농담의 표현으로 활용하며 자연스러운 효과를 얻어 낸 것이 더없이 절묘하다. 평면이 아닌 곡면 위에서 포도의 특징을 세밀하면서도 능숙하게 표현해 낸 솜씨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나다.

포도는 본래 중동과 흑해, 카스피 해 연안이 원산지로, 우리에게는 삼국시대에 유입되었다고 추정되지만 본격적으로 문헌에 나타나는 것은 고려 말부터다. 조선 전기에 걸쳐 탐스러운 포도를 감상하며 포도주의 달콤함을 상찬하는 기록이 자주 보이므로, 포도를 심고 가꾸며 술로 즐기는 문화가 이 무렵 널리 퍼져 있었던 것 같다.

두어 송이 주렁주렁 수정이 매달려, 살갗은 투명하고 씨 또한 분명하니,
누가 만곡(萬斛)의 시고 단 맛을 저장했나, 입 속 옥구슬 진액이 맑구나…(하략)
數朶離離綴水精, 肌膚瑩徹子分明,
誰藏萬斛酸甛味, 齒舌中間瓊液淸
- <수정 포도 水精葡萄>, 이색(李穡, 1328~1396)

나에게 포도나무 두서너 그루가 있어, 높은 시렁에 넝쿨 끌어서 주룡(走龍)이 드리우며,
짙은 그늘 땅에 가득하고 푸른 구름 널리 퍼져, 주렁주렁 열매 맺어 여주(驪珠)를 드리우니,
수박보다 달고 우유보다 부드러워, 한 알을 입에 넣으니 오랜 병도 가시네…(하략)
我有葡萄三兩株, 高架引蔓走龍胡,
濃陰滿地翠雲敷, 纍纍結子垂驪珠,
甛於西瓜潤於酥, 一顆入口沈痾蘇
- <포도가 葡萄歌>, 서거정(徐居正, 1420~1488)

포도 넝쿨을 용에 비유하는 것은 중국 당(唐)나라 때 유명 시인인 한유(韓愈)가 당시 서역에서 들어왔다는 마유(馬乳) 포도의 넝쿨을 용의 수염(龍鬚)에 빗댄 것과 연관되며, 이후로도 포도에 대한 고전적인 표현으로 애용되었다. 용이 나는 듯 거침없이 뻗은 넝쿨에 수정이나 옥 보주와도 같은 탐스러운 열매가 열려 그 달콤한 맛 또한 일품이라며 문인들이 앞다투어 칭송했던 포도는 조선시대 내내 귀한 과일로 사랑 받았다. 태조 때 포도를 먹고 왕의 병이 회복되었다거나 태종 때 포도를 바친 이에게 상을 내리기도 하고, 성종 때 승정원, 홍문관 등에 술과 포도를 내려 시를 지어 올리게 했다는 등의 기록은 일찍부터 왕실에서도 포도 사랑이 지극했음을 보여 준다. 국가 제사를 지내던 종묘에 계절별로 올리던 물품 중에도 7월에 청포도, 9월에 산포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몸과 마음의 갈증을 풀어 주는 청신함으로 왕실과 문인의 사랑을 받은 포도는 황집중(黃執中, 1533~?)이나 심정주(沈廷胄, 1678~1750), 이인문(李寅文, 1745~1821) 등 여러 화가들에게도 좋은 그림 소재였다. 포도 외에 다른 무엇을 더하지 않고 여백을 강조한 화면 구성이나 농담을 살려 세밀하면서도 힘 있게 묘사해 낸 그림 속 포도 모습은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포도문 호’에 그려진 것과 닮아 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포도는 수많은 열매와 한없이 뻗어 나간 줄기에 풍요와 다산, 자손 번창의 상징이 더해지면서 도자기를 비롯한 각종 공예품의 문양으로 한층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포도를 통해 옛 사람과 교감하고 잘 익은 포도주로 회포를 풀던 문인들의 정취에 현실적인 바람과 소망이 더해진 데에는 열매로, 넝쿨로, 때로는 술로 오랜 세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한 포도의 미덕이 그 자체로 뿌리 깊은 생명력을 느끼게 한 덕분이리라.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포도 문 호’의 비어 있는 듯 가득 찬 하얀 바탕 위에 길게 드리워진 넝쿨과 단단히 여문 열매가 더욱 빛나게 느껴지는 것도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이 항아리의 우직함이 우리 마음에 깊이 스며들어 감동을 전하기 때문은 아닐까.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포도문 호’의 진면목은 박물관 개관 80주년 기념 특별전 <조선백자> 전시를 통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월 1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월간 우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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