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암으로 사망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탄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 10종 배합 소형
전지가 자국에서 발행되었다. 이미 금년에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니카라구아와 볼리비아, 그리고 베네수엘라가
그의 사망 1주년을 기념하는 2종 우표를 공동발행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 본국에서 다시 한 번 극도로 화려한
원색사진의 기념우표로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중이다. 거기에 더해 러시아도 군복 차림의 차베스를 그린 우표 1종을 내면서 푸틴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기념우표첩
을 증정하는 식을 거행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미적이었던 이 인물을 부각시키는 정치외교적 작업을 시도했다.
우고 차베스는 소위 '볼리바르 혁명(Bolivarian Revolution)‘이라고 스스로 칭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간산업의 국유화 조치를 단행하고 석유판매 수익을 빈곤층에 뿌리는 등 서구 자본가들 시각으로서
는 철저히 반시장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었다. 죠지 부시 대통령 이래 베네수엘라와 끊임없는 갈등관계를 갖고
있던 미국으로서는 대단히 거슬리는 우표들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가 그와 같은 우표발행을 통해 동참하는 분위기이니만큼 죽어서도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차베스로
기억되기에 충분하다. 한편 시리아는 금년 초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기념해 우표 3종을 발행했는데 아사드가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자초하고 있는 상태에서 IS(이슬람국가) 테러집단의 서방 기자 참수사건까지 연관되어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형편이다. 사실 동 선거는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투표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
에서 편지조차 배달되지 않는 지역에 우체국이 존재하는 듯한 광고가 아울러 게재됨에 따라 이 우표의 발행은
매스꺼운 프로파간다가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IS는 자신들의 트위터에 Raqqa지역 우체국이 존재하는
듯한 이미지를 띄웠는데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아무런 우편사무를 관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우표 인면에는 십자가가 그려진 교회가 묘사되어 있어 아사드가 기독교계 소수민족도 보호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나머지 도안은 아사드가 절대적인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한 분위기로 채색되어 있다.
하지만 아사드는 정적들에 의해 ‘도살자’, ‘악마’로 칭해지고 있는 독재자임에는 분명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