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시국은 올해 유러파 우표의 주제인 ‘평화’ 우표를 5월 16일에 발행했다. 도안은 작년 2022년 2월 24일 이래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든 바오로 6세 교황의 사진을 나타낸 것으로서, 여기에 나타난 우크라이나 국기는 지난 3월에 러시아군의 양민학살이 있었던 부챠(Bucha) 시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한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3월 러시아가 부챠시를 장악한 기간 동안 73명 내지 178명의 우크라이나의 민간인이 살해당했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전쟁발발후 최초의 대규모 학살이 자행된 것에 국제 사회의 신랄한 공분을 산 바 있었다.
이 우표는 여타 국가에 비해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직접적 이미지가 되었다는 것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으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지난번 바티칸을 방문하여 교황과 면담한 자리에서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를 강력 규탄해 달라고 했으나 바티칸측은 단지 ‘평화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 러시아를 직접 비난, 비판, 규탄한 적은 아직도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명백히 유엔헌장을 위반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애써 러시아를 들먹이지 않는 바티칸의 비겁한 태도가 오랫동안 구설수에 올라서인지 이번에 이런 직접적인 메시지가 될 법한 도안을 채택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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