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제조된 것으로 확인된 영국의 현행 보통우표의 시작품(test print) 3종의 100매 전지가 발견되었다는 속보가 나왔다. 이는 올해가 마친(Machin) 타이프 보통우표 발행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더욱 뜻 깊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색시쇄(trial color plate proof)라고 칭하기도 하나 스위스의 Helio Courvoisier S.A. 사가 우표제조를 위탁받아 최초로 시험적으로 인쇄해 보았다는 측면에서는 시작품이 더 정확힌 표현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귀중품의 소유주는 미국 코네티켓 주의 Daniel F. Kelleher Auctions를 통해 소개되었으나 현재 매각할 의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만 수집가들의 호기심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 런던 개최 춘계 Stampex 2017(2.15-18)에서 특별전시를 가졌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마친 타이프는 1980년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평판으로 제조되었으나 1990년 중반까지는 전량 그라비어로 인쇄되게 되었다. 당시 평판으로만 수주하던 런던 남부 지방의 The House of Questa 사는 그라비어 인쇄기가 없어 영국 왕실우정은 그 유명한 스위스의 Helio Courvoisier S.A.에 하청계약 형식으로 우표인쇄를 발주했다고 한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바로 그 Courvoisier 사가 시험적으로 인쇄해 본 것으로서 액면표기없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옆모습만을 묘사한 3종의 쇄색으로 된 시작품이 탄생했던 것이었다. 쇄색은 진녹색(2펜스용), 연회색(29펜스용), 염홍(炎紅)색(1종 서장요금용) 세 가지이며 천공은 15 x 14, 그리고 코팅용지를 쓰되 영국우표 특유의 인광선은 들어가 있지 않다. 한편 우표 인면의 이미지 부분은 나중에 실제로 발행된 것에 비해 약간 작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스위스의 Courvoisier 사는 1880년대에 설립되어 1937년부터 우표인쇄를 개시하였으며 20세기 전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그라비어 인쇄로 이름을 날린 바 있었다. 그러나 우표남발 시대와 거의 동시에 시작된 우편, 우취의 퇴조기 추세의 글로벌 역풍을 이겨내지 못한 채 2001년 문을 닫고 말았다. Courvoisier 사의 그라비어는 영국의 해리슨(Harrison & Sons), 일본의 대장성 우표인쇄국의 그라비어와 함께 세계 3대 그라비어로 칭송받았으며 지금에 와서도 전 세계 그 어떤 우표인쇄처나 회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난도의 기술과 경험을 보유했던 회사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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