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제5회 스위스 월드컵에서 당시 세계 최강의 헝가리를 결승에서 무찌른 서독의 축구대표팀 감독 제프 헤르베르거(Sepp Herberger: 1897-1977) 탄생 125주년 우표가 발행되었다. 제프 헤르베르거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97년에도 우표 1종이 발행되었으나 이번에 또 발행되는 이변을 나타냈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에다 월드컵을 4번, 유럽컵을 3번이나 우승한 축구대국이다 보니 크게 이상할 건 없으나, 실은 여기에 중대한 배경 하나가 존재하고 있다.
독일(구 서독 포함)은 1954(스위스), 1972(서독), 1990(이탈리아), 2014년(브라질)에 월드컵 우승을 거두었으나 독일인들이 가장 감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이 채 되지 않아 우승했던 1954년 대회였다. 그것도 ‘무적의 마쟈르’라고 알려졌던 헝가리를 3:2라는 극적인 스코어로 역전승을 거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 대회에 처녀출전 했다가 헝가리에 9:0, 터키에 7:0이라는 대패를 당하면서 월드컵을처음으로 뼈아프게 경험했었다. 헤르베르거는 그때의 대표팀 감독으로, 그들이 전쟁에 패한 상처를 이 승리를 통해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었다는 사회심리학적 해석이 인정을 받은 바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150년도 200년이 아닌 125년에 그를 기리는, 따라서 1954년의 우승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3월 1일에 발행된 1종의 우표에는 “Das Runde muss ins Eckige’(둥근 것은 각이 진 것이어야 한다)는 자신의 격언을 새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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