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우표목록이긴 하나 미국, 영국과 독일 목록에 비해 국내에는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프랑스의 이베르 우표목록이 작년으로 창사 125주년을 맞이했다. 동시에 올해는 목록발간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원래 Yvert et Tellier(Louis Yver & Theodule Tellier)는 1895년에 설립된 우표상이자 우취용품업자로서 아미엥에서 창사했으며 지금도 아미엥에 본사 건물이 소재하고 있다.
이베르는 불어권 속령과 구 식민지 지역에 관해서는 별도의 전문목록을 내고 있으며 올칼라 시대가 한참 전에 도래했음에도 오랫동안 비유럽지역은 흑백으로 처리된 목록을 발간해 오다 2008년을 기점으로 전부 칼라인쇄로 발간하게 되었다. 특히 불어권 우표남발국들이 자주 내는 다량의 소형쉬트들의 이미지들을 전부 수록하는 등, 타 목록과 차별되는 다양한 노력들을 경주해 오고 있다. 또한 L'Echo de la timbrologie 제명의 우취잡지도 간행했었다.
이베르가 기본스와 스캇트, 밋헬과 쭘슈타인과 같은 저명한 우표목록들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존재이긴 하나 2001년 Dallay catalog가 시장에 치고 들어오면서 이베르가 놓친 자료들의 발굴, 보다 상세한 데이터 정보, 보다 더 큰 우표 이미지를 담은 책자들을 내면서 주요한 경쟁자로 등장한 바 있었다. 이베르는 기존의 Ceres 목록과 Dallay와 경쟁하면서 약간의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으나 2005년 자사 목록의 우표번호를 타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하고 그때부터는 CD-ROM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갖가지 차별화된 판촉행위를 구사해 왔다. 이베르는 현재도 가족들이 가업을 승계하여 유지해 오고 있으며 창업주의 증손자 2명이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서양은 우리와 달리 4분의 1(25%) 개념에 입각한 해를 기념하는 전통이 있어 목록발간 125주년을 기념하는 올해에는 다양한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베르는 2014년 필라코리아 때 출점하여 다량의 목록들을 판매하였으며 아무래도 영어가 아닌 불어라는 점으로 인해 처음에는 그리 잘 팔리지를 않다가 전시회 끝부분에 할인 가격으로 전환하면서 단 한 권도 남기지 않고 전량을 처분하기도 했다. 어중간하게 남은 목록들을 비행기에 싣고 돌아가는 것보다는 싸게 팔아버리는 것이 운임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자구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