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최대 수준의 우취대국 중 하나인 독일이 요사이 고민거리 하나를 안고 있다. 글로벌화 이후 모든 나라에 공통되는 사항이간 하나 우취회원단체의 회원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우취가연합(BDPh ; 우리의 우취연합에 해당)은 '필라텔리'(Philatelie)라는 기관지를 1960년부터 발행해 오고 있는데 최근 거의 두 번에 한 번 꼴로 각 우취단체 회원수의 감소를 우려하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동 기사들에 따르면 2009년 독일우취가연합에는 총 47,905명의 회원들이 있었으나 2011년 말에 42,710명, 작년 2014년에는 39,000 안쪽으로 줄어들었으며 평균해서 매년 5%씩 줄고 있다는 통계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2025년에는 총 회원 수가 겨우 22,000명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기다 우표수집가들의 평균 연령은 독일의 일반적인 인구통계학적 평균 연령보다 10-15살이나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러한 노인층들이 세상을 뜸에 따라 회원수의 격감은 전체의 인구 감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쳐있는 셈이다. 특히 노인층 인구가 많은 시골의 우취단체들은 더더욱 빠른 속도로 왜소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노인층의 소멸을 이전처럼 신규 청장년층이 메워주지 못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자연스런 현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진정 우취의 몰락을 암시하고 있는 것인가? 최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또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독일에서 호주우취연구회(Forschungsgemeinschaft Australien im VPhA)를 조직한 만프레드 클리멕크(Manfred Klimmeck)는 500명의 수집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설혹 소속된 우취단체를 떠난다 하더라도 이전처럼 우표수집은 계속할 것이며, 그 열의 또한 과거에 비해 별로 식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그럼 왜 단체에서 이탈하는가? 그 이유로는 이전처럼 우표와 수집대상의 양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던 시기에는 모든 것을 전반적으로 두루 수집하는 인구측이 존재했었으나 요사이처럼 우표류의 대량생산, 우표발행주체들의 간단없는 증가, 끝이 없는 사제 우표들의 등장, 각국 고급 우취자료들의 옥션출품 폭주현상이 계속되는 한 그러한 제네럴 수집가들은 점점 줄고 있다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즉 이제 대부분의 수집가들이 금전이나 시간 문제상 모든 우표를 다 모을 수는 없기에 자신만의 특화된 부분, 흥미를 느끼고 있는 극히 소규모 분야의 수집대상들만 쫓고 있음으로 해서 소속되어 있는 단체가 그러한 개별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회원들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단위의 우취단체들은 대부분 수십년 동안 터주대감처럼 몇 사람의 나이 많은 리더들에 의해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신규회원들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다 자신의 수집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회를 떠나게 된다는 추정이 가능하게 된다. 대개 이런 방식으로 기존 소속단체를 떠난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자신들의 특수한, 국부적인 주제들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개인이나 블로그, 단체활동 등을 이루고 있는 주체들과 새로운 접촉을 시도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로 최소한 독일에서는 전체 우취인구는 그다지 빠른 속도로 격감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전통적 방식에 의거한 오프라인상의 우취단체 회원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만프레드 클리멕크(Manfred Klimmeck)는 다시 소위 온라인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우취회'(Arbeits-Gemeinschaft Philatelie Onlone)이란 조직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만약 이와 같은 조사결과와 그에 따른 분석과 종합이 합당한 것이라면 일단은 온라인상에서 같은 관심영역을 갖는 개별 수집가들을 규합한 다음, 일정 수준의 발전과 영속성을 확인한 위에 오프라인상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계산이 서게 된다. 우표상들이 오프라인을 포기하고 모두 온라인으로 숨어들게 된 것도 그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것도 독일만의 특수한 사정일 수도 있으며 모든 국가에게 다 똑같은 방식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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