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예견된 일이긴 하나 1847년 영령 모리셔스에서 나온 최초 우표 2종이 붙은 실체봉투, 속칭 ‘보르도 카버’가 올해 5월 25-28일간 독일 에센(Essen)에서 개최되는 세계우표전시회(IBRA 2023)에 등장한다고 한다. 현존 단 1통에 불과한 이 실체는 오렌지색 1페니와 암청색 2펜스 액면 우표가 나란히 붙어 프랑스 보르도로 체송된 것으로서, Postage나 Post Paid가 아닌 Post Office라 잘못 표기된 이 유명한 우표는 모리셔스 최초이자 영본국이 아닌 영령 식민지에서 발행된 최초의 우표이기도 하다.
이 실체에는 1947년 12월 26일 일부인이 날인되어 있는데 우표의 발행동기는 당시 모리셔스 부지사 W. Maynard Gomm의 부인이 그해 9월에 있을 파티에 인사들을 초청하는 데 있어 초대장을 뭔가 독특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에 우표를 새로 발행해 붙여보자는 아이디어에서 기인했던 것으로, 일부인을 보자면 이 외체는 이미 행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설적인 실체는 1993년 스위스 쥬네브의 David Feldman 옥션에서 6,123,750 스위스프랑, 지금 돈으로 하면 663만 달러에 낙찰되어 당시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던 장본인이었다. 보르도 카버는 그간 우취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수집가들, 즉 알프레드 리히텐슈타인(Alfred Lichtenstein), 모리스 부루스(Maurice Burrus), 카나이 히로유끼(Hiroyuki Kanai), 아서 하인드(Arthur Hind)를 거쳐 현재의 소유주에게도 넘어간 것인데 그간의 잠복기간으로 보아 조만간 옥션에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BRA 2023에서는 이외에 1849년 독일(바이에른) 최초우표가 붙은 초일봉투, 핑크색 용지가 아닌 녹색용지에 잘못 인쇄된 1851-52 바덴(Baden) 영방우표의 실체봉투, 그리고 1850년에 발행된 작센(Sachsen) 9크로이쯔 액면 우표의 전지, 계 3종의 역대급 희귀품도 아울러 전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