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이 특히 주목되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뒤 그 아들 챨스 3세 국왕이 즉위하는 것이 바로 올해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의 초상이나 실루엣이 들어간 우표가 등장한다는 것은 우취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이로 인해 영국의 우정정책이 어떻게 변모할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후영국 보통우표의 디자인이 지난 2월 8일에 공개되었다. 4월 4일부터 시판에 들어가는 이 우표는 챨스 3세 국왕의 옆얼굴이 좌측을 바라보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도안가는 마틴 제닝스(Martin Jennins)로 알려졌다. 그의 모친이 한참 젊은 나이에 영 국왕으로 즉위해 엄청난 기간을 장수하면서 전 세계의 우표를 장식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할아버지가 된 챨스 3세는 우표도안에서도 한참 늙어 보인다. 여하간 이 보통우표는 그간의 관례에 따라 분명히 국왕 자신의 재가가 있었기에 등장한 것으로, 드디어 영국우표에 여왕의 실루엣이 빠지고 그의 초상이 들어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1st’라고 표기된 1종 서장은 매화 보라색(plum purple)이며 2종은 초록(holly green), 1종 대형은 해양 청록색(marine turquoise), 2종 대형은 암송록(暗松綠: dark pine green)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기존 보통우표 시리즈의 쇄색 스펙트럼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한다. 우표의 바코드는 스마트폰에서 스캔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영국에서 매년 개최되는 전국우표전시회 STAMPEX가 5월 4-6일간 개최된다. 가운데 끼인 5월 6일은 1840년 세계 최초의 우표 ‘페니 블랙’이 탄생한 날. 단 이것은 온라인상의 전시회다. 오프라인상의 전시회는 올해 9월 27-30일간 런던의 Business Design Centre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와 달리 이 전시회는 정부주관이 아닌 영국의 두 우표상협회와 연합(The Philatelic Traders’ Society&Great Britain’s Association for Stamp Dealers)이 주관하며 거기에 각종 우취단체가 후원, 협찬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국내전시회이긴 하나 세계 각국에서도 부스를 내게 되며 대략 50개가 넘는 우표상들이 출점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금번 전시회에서는 수집가와 우표상들을 온라인, 오프라인 동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채널이 마련된다고 하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 채팅과 동영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첨단의 기법도 동원된다고 한다. 이 기법은 이미 2020년과 2021년에도 사용된 바 있었는데 당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8,000명이 접속한 기록이 확인되고 있다. 인기 유튜브의 접속자 수와는 비교가 안되나 우표라는 단일 주제로 이 정도라면 괜찮은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