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꽤 많은 나라들이 '우표의 날'이라는 것을 만들어 기리고 있는 것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웃 일본이 우표취미주간이란 것을 설정한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보면 된다. 독일은 '우표의 날' 우표를 매년 발행해 왔으며 금년도에는 전설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영령 모리셔스의 최초우표 2종이 첩부된 소위 '보르도 커버'의 일부분을 나타내는 도안을 채택했다. 이 보르도 커버는 1847년 10월 4일 모리셔스 섬에 거주하던 와인업자 Edward Francis가 프랑스 본국 보르도로 보낸 것으로서 85일이 걸려 영국을 경유해 12월 28일에 보르도로 전달되었다고 한다. 수령인은 역시 같은 와인업자인 Messieurs Ducan&Lurguie. 이 세계적 진품은 1902년 어떤 학생이 보르도 와인 창고에서 발견해 이듬해 1903년 'Le Philatelist Francais'라는 우취저널의 발간인 Theophile Lemaire에게 매각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후 알프레드 리히텐슈타인(Alfred F. Lichtenstein), 아서 하인드(Arthur Hind), 모리스 부루스(Maurice Burrus), 그리고 카나이 히로유키(Hiroyuki Kanai)의 손을 거치게 되었다가 1993년 스위스 쥬네브의 다뷔드 휠드만(David Feldman) 옥션을 통해 520만 유로에 낙찰되었던 것이 가장 최근까지의 옥션기록이다. 구입자는 싱가포르 출신으로만 알려져 있으며 구체적인 정보는 보안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 보르도 커버는 2023.5.25-28간 독일 에센에서 열리는 세계우표전시회(IBRA)에 공개 전시될 예정이다.
한데 지금까지는 이것이 세계 최고가 우취자료였지만 지난 6월 9-10일 및 21-26일 개최된 독일의 개르트너(Christoph Gartner) 옥션에서 같은 영령 모리셔스의 쇄색 1페니 액면 우표의 단첩 실체봉투가 무려 810만 유로에 낙찰되면서 세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 때문에 좀 어색하게 된 측면이 있다. 이 우표의 도안이 결정된 것은 물론 개르트너 옥션 이전이었겠지만 독일의 우정당국이 설혹 알았다 하더라도 810만 유로 자료를 우표에 등장시켰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자칫 잘못하면 개인 회사를 판촉하는 것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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