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지난 한 주간 이 문구를 담은 이미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연일 이어지는 비의 양상이 예년과 다름을 감지한 많은 이들이 이 문구에 공감해 이미지를 자신의 계정에 속속 공유한 것이다. 이 이미지는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이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격주마다 진행하던 피케팅을 비 때문에 할 수 없게 되자 온라인으로라도 운동을 펼쳐보자는 뜻에서 이 이미지를 만들어 올렸다고 한다.
조금씩 장기간 내리던 이전의 장맛비와 달리 ‘물폭탄’을 방불케 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게 올여름 비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산사태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컸다. 지역별로는 중남부에 피해가 집중됐다. 섬진강 유역에서는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제방이 무너져 8개 마을의 주택 70채와 농경지 1000㏊가 침수됐고,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는 32년 만에 물에 잠겼다.
정치권에선 수해의 책임을 상대편에 떠넘기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미래통합당에선 섬진강 유역에 대규모 홍수 피해가 난 것이 ‘4대강 사업을 섬진강에 하지 않아서’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자 환경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과거 조사자료를 근거로 “4대강 보는 오히려 홍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반박했다. 댐 관리를 잘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자 한국수자원공사는 “기상청 예보에 절대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는데, 예보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 예측 못 한 상황이 벌어졌고, 준비는 부족했다는 뜻이다.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상이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니,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해 8월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기 안성, 강원 철원, 충북 충주·제천·음성, 충남 천안·아산 등 7개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앞으로 6개월간 집중 지원을 실시한다고 8월 10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구호기관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발송하는 구호우편물을 우체국이 무료로 배송한다.
주민들의 우체국 이용도 지원한다. 우체국예금 가입 고객은 고객정보에 등록된 자택주소가 특별재난지역으로 확인된 경우 2021년 2월까지 타행 계좌 송금, 통장 재발행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금인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단 인터넷·스마트뱅킹·ATM 거래는 8월 12일부터 면제되며, ATM은 재난지역 내 우체국 기기에서 우체국카드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우체국보험 가입 고객은 2021년 2월까지 보험료 및 대출이자 납입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 또는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발급한 재해증명서와 함께 납입유예 신청서를 오는 10월 30일까지 우체국에 제출하면 된다. 유예된 보험료나 대출이자는 2021년 3~8월 중에 분할 또는 일시 납부하면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이 추가 선포될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특별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