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대형 식료품 가맹점 트레이더조스에서 김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레이더조스는 미 전역에 500개 매장을 두고 있는데, 지난 8월 초 선보인 냉동김밥이 한 달도 안 돼 모두 팔렸다고 한다. 국내 기업 ‘올곧’이 만든 냉동김밥에는 ‘한국 두부와 채소, 김으로 만든 라이스롤’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고, 가격은 한 줄(9개)에 3.99달러다.
김밥보다 앞서 유명해진 한국 음식은 떡볶이다. BTS 멤버 지민이 한국 전통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SNS로 확산한 게 주요했다고 한다. NBC에 따르면 청정원의 글로벌브랜드 ‘오푸드’의 떡볶이 패키지 제품 매출은 지난해 약 450% 성장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외식 수요와 한식에 관한 관심 증가에 힘입어 미국 내 한식당의 연간 매출이 2025년까지 매년 4.9%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떡볶이는 조선 말기에 편찬된 조리서 <시의전서>에 가래떡, 등심, 참기름, 간장, 파, 버섯 등을 함께 볶아 만드는 방법이 기록돼 있다. 현대의 ‘고추장 떡볶이’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마복림 선생(1921~2011)이 서울 중구 신당동 노점상에서 팔면서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에 ‘떡볶이 할머니’로 불리던 노파가 가래떡을 고추장에 재워 간을 한 떡을 기름에 지져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일명 ‘기름 떡볶이’가 고추장 떡볶이의 유래였다는 설도 나온다.
떡볶이만큼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이 순대다. 순대는 <시의전서>에 “동물의 내장에 소를 채운 음식”이라고 기록돼 있다. 순대의 유래는 삼국시대에 중국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양반장자해’라는 음식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고려 말 몽골이 순대를 전파했다는 설이 있다.
육경희 희스토리푸드 대표는 저서 <순대실록>(BR미디어, 2017)에서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거의 없었고, 도축에도 매우 서툴렀던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몽골 침입 시기에 육식이 다시 활발해졌고, 순대도 다시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서양의 소시지도 순대의 부분 집합”이라고 말했다.
실제 모르시야(스페인), 부댕(프랑스), 블랙 푸딩(영국), 비롤도·부리스토(이탈리아) 등 국가별로 한국의 순대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23 대한민국 우표전시회’를 기념해 최근 ‘K푸드’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 떡볶이와 순대를 소재로 한 기념우표 128만 장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9월 21일부터 우체국(방문)이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과거에도 한국 음식을 담은 기념우표를 판매했다. 2003년에 유과, 엿강정, 약과, 다식 등 전통음식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 시리즈를 발행했다. 길거리 음식을 기념한 우표는 지난해 달고나와 씨앗호떡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