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은 흰밥에 고기볶음·나물·튀각 등 여러 가지 반찬을 섞어 비벼 먹는 음식으로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한다. '골동'이란 섞는다는 뜻이다. 궁중에서 섣달그믐날에는 먹던 반찬이 해를 넘기는 것을 꺼려 남은 반찬 모두 넣고 비빈 비빔밥으로 묵은해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새해에는 첫 음식으로 떡국을 먹었다. 비빔밥은 임금이 가볍게 먹던 궁중의 점심 식사나 농번기에 여러가지 음식을 한 그릇에 섞어 먹거나,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었던 풍습에서 유래되었고 전해진다.
  
    비빔밥은 고슬고슬한 흰밥에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등 여러 나물 종류를 함께 얹고, 그 위에 볶은 쇠고기나 육회를 놓고, 달걀로 지단을 부쳐 고명으로 위에 얹는다. 비빌 때 넣는 재료가 많으면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좋다. 곁들여 물을 조금 풀어 짜지 않게 볶은 고추장과 참기름을 다른 그릇에 담아 식성에 따라 매운맛과 고소한 맛을 가감하게 한다. 장국은 계절에 맞는 것으로 콩나물국이나 된장국, 동치미를 딴 그릇에 담아놓는다.
    밥은 흰밥으로 차거나 덥지 않고 김이 안 나면서 굳지 않은 밥이 좋다. 찬물(饌物)로 고기는 쇠고기 육회나 볶은 것, 닭고기 삶아 무친 것 등을 쓰고, 나물은 계절에 따라 여러 종류를 준비한다. 반드시 삶아서 무친 것, 데쳐서 볶은 것, 소금에 절였다 볶은 것 등으로 익혀야 한다.
  
    비빔밥은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을 주재료로 하여 밥에도 콩나물이 들어가고, 먹을 때도 콩나물국과 곁들여 먹는다. 진주비빔밥은 콩나물 대신 숙주를 쓰고 육회를 얹어 선짓국과 곁들여 먹는다. 안동에서는 '헛제삿밥'이라고 하여 제사 음식으로 올리는 나물을 넣어 고추장 대신 간장에 비벼 먹는다.
  
    전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음식창의도시 일 만큼 우리나라 대표적인 음식도시다. 이곳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지난달 4주간 '2021 전주비빔밥 축제'를 위크제 형식으로 치렀다. 매주 다른 주제로 토·일요일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경험이 풍부한 전통세대 명인과 열정이 넘치는 MZ세대 요리사가 협업을 통해 '비빔'을 뜻하는 어울림에 의미를 뒀다.
  
    첫째 비빔 주는 '커플의 날'로 비빔 위크다. 연인이 인생 뷰(view) 맛집에 초대 돼 코스요리를 누리는 '인생 맛찬'을 차렸다.
    둘째 비빔 주는 '아내의 날'로 비타민 위크다. 아내의 스트레스를 확 날리고, 다이어트 걱정 없이 음식을 마음껏 즐겼다. 채식 음식과 각양각색의 샐러드 등 사찰 음식과 건강한 식단을 소개하는 '건강 맛찬'으로 꾸몄다.
    셋째 비빔 주는 '남편의 날'로 단백질 위크다. 육즙 가득한 고기의 진한 맛을 입맛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는 '고기 맛찬'이 펼쳐졌다.
    넷째 비빔 주는 '가족의 날'로 월드 위크다. 동서양의 맛과 문화를 만나는 프로그램으로 미식 핼러윈과 '부모님과 식사를...' 캠페인이 펼쳐졌다.
    젊은 요리사의 창의적인 음식으로 첫 번째 비빔 위크의 '중화풍 내장덮밥', 비타민 위크의 찍먹 '버섯전골', 단백질 위크의 '닭고기 계란밥', 마지막 월드 위크의 '비빔밥 돈가스롤'이 참가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2004년 한국의 전통음식 네 번째 시리즈로 구절판, 화양적, 신선로와 함께 비빔밥을 우표에 담았다.
  
    간단히 먹는 요리인 전주비빔밥이 웰빙 바람을 타고 한식의 대표 요리로 고급화되고 있다. 국적기에서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비빔밥이 세계 항공업계 기내식 어워드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전투식량과 우주식량으로도 개발되었다.
    형형색색의 채소로 장식되어 먹음직스런 비빔밥의 화려함이 지금 세계인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