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신화는 몇 가지 점에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여러 씨족이 연합되어 이룩된 통합적인 왕국의 창건에 관한 신화라는 점에서 각별한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즉, 개벽한 뒤로 국호도 없이 다만 아도간(我刀干)·여도간(汝刀干) 등 아홉 사람의 추장이 백성들을 통솔하고 있는 땅에 김수로왕은 하늘의 신으로서 강림하였다.
신이 직접 인간에게 한 말을 신탁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무속신앙에서는 그것을 ‘공수’라고 부른다. 김수로왕신화는 공수와 공수의 내용대로 사람이 실천한 행동을 중핵으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 이 신화의 신화다움은 신 자신에 의해 결정되어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신이 직접 이야기한 신 자신에 관한 얘기가 곧 이 신화의 핵이다. 인간은 그것을 받아서 옮긴 것뿐이다.
김수로왕은 토착 부족 세력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던 이주민 세력을 이끄는 우두머리였을 것입니다. 또한 김수로왕이 다스리는 금관가야는 여러 가야국 중 가장 강력한 나라였습니다. 실제 금관가야는 서기 532년(법흥왕 19년), 신라에 항복하기 전까지 가야연맹(伽倻聯盟)을 지휘하는 맹주(盟主) 나라였습니다. 금관가야가 멸망한 이후에도 수많은 가야국들이 상당한 기간 동안 존속했습니다. 이 때문에 역사에서는 금관가야가 주도한 가야연맹을 전기 가야연맹이라고 부르고, 금관가야보다 30여 년 늦은 서기 562년(진흥왕 23년)에 멸망한 대가야(大伽倻)가 주도한 가야연맹을 후기 가야연맹이라고 부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김수로왕 신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