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불의 마술 고려청자
세계를 놀라게 한 고려 시대 푸른빛의 자기 상감 청자
우리나라 도자기는 선사 시대 토기로부터 발달하였다. 삼국 시대를 거치면서 불을 다루는 솜씨가 좋아지고, 바탕흙을 달리 쓰면서 도기와 자기로
나누어졌다. 도기는 점토(진흙)로 만든 질그릇으로서 오늘날의 김장독·간장독처럼 옹기·항아리로 발달하였다. 흰 빛깔에 철분을 1~3% 머금은
고운 흙인 고령토를 재료로 한 자기는 고려청자, 조선백자로 나아갔다. 여기에 표면에 바르는 유약도 발달하여 한결 빛나고 윤이 나는 자기가 탄생하였다.
그래서 12세기 전반기에 순청자, 후반기에는 상감 청자 시대를 맞이하였다. 순청자는 청자 고유의 고운 빛깔과 다양한 모양새가 매력적인데, 특히 고려청자의
빛깔은 비색(翡色)이라 하여 중국의 비색(秘色)과 구별하여 부를 정도로 돋보인다. 중국 청자가 약간 진하고 어두운 빛깔이라면, 고려청자는 맑은 가을 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투명하고 고운 빛깔이다.
상감 청자는 표면에 무늬를 새겨 넣는 상감 기법으로 만드는데, 이 기법은 고려가 처음으로 시도해 성공한 것이다. 원래 상감 기법은 청동이나 다른 조각품에
많이 쓰이고 있었다. 그런데 고려에서는 갓 빚어낸 청자에 무늬를 새기고 흰색, 붉은색 흙을 그 무늬에 밀어 넣어 멋진 무늬를 창조해 냈다. 이 두 가지 색깔의
흙은 가마에 넣어 초벌구이를 한 뒤 유약을 발라 두벌 구이를 하면 마술처럼 변하였다. 흙의 철분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흰 흙은 더욱 뽀얗게, 붉은 흙은
검게 되어 푸른 바탕색과 어울리며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
고려는 불교사회와 귀족문화를 배경으로 12세기 전반기에 주로 순청자를 만들고 다듬어 유례가 없이 아름다운 비색 청자를 낳았으며, 12세기 중반에는 유약을
맑고 밝게 발전시킴으로써 뛰어난 상감창자의 발전을 가져왔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흙과 불의 마술 고려청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