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농사일이 바쁠 때 서로 도와가며 노동을 제공하는 두레와 품앗 이 같은 미풍양속도 우리네 것이다.
    기부(寄附, giving, donation)는 '자선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 을 말한다. 왜 하는가? 자선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서, 공익성을 말한다. 무엇을? 돈이나 물건 따위를, 금전적 가치 (자산, 물품, 재능, 권리, 생명 기부 등) 를 지닌 무엇인가를 내놓는 것이다. 어떻게 대가 없이 등가교환(equivalent exchange)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행위다*.
  
    기부를 왜 하는가는 동정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 공명심, 종교적 신념, 연말정산 세제 혜택 등 한 사람 한 사람 그만의 독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따른 기대 효과는 개인적 차원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보람에서부터 사회적 안정을 바라는 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소외당하는 이웃이나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양한 분야의 가치를 증진 하는 데 활용하여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도 있다. 더 넓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나라의 교육사업이나 긴급 구호물자 기금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역량이 세계에 전파되어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한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뿐만 아니라 '얼굴 없는 천사'가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이즈음 20년 넘게 이어오는 전주 노송동 천사를 비롯해 서울 신월동 천사, 제천 연탄 천사, 부안 달봉 천사, 울산 쌀 천사 등 전국적으로 많은 천사의 손길이 찾아온다 전주시에서는 2017년 노송동 천사를 전주미래유산 3호로 지정하고, 천사기념관, 천사의 길과 천사 쉼터를 조성했다.
  
    영국자선지원재단(CAF)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낯선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는가?',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이 있는가?'', '봉사한 적이 있는가?'를 지표로 2020년 국제기부지수(Global Philanthropy Index)를 발표했다. 미국, 미얀마,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캐나다, 영국 순으로 높다. 우리나라는 세계 144개국 중 59위로 일본(112위), 중국(132위)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낮은 순위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해외 기부 금액은 미국(0.23%), 덴마크(0.21%), 영국(0.18%), 캐나다, 아일랜드 순으로 높고, 우리나라는 32개국 중 13위(0.05%)다. 독일 11위(0.07%), 핀란드 20위, 일본 23위(0.01%), 프랑스는 24위다**.
  
    나눔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내가 가진 것을 줘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다. 또한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내 이웃, 그리고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를 위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06년 나눔을 주제로 한 세계우표디자인공모 수상 작품을 우표에 담았다.
 
    이즈음 길거리에 들려오는 땡그랑 소리에 귀 기울여 나눔을 함께할 수 있으면 더 행복한 연말연시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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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나와 세상을 바꾸는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북 2020, 이상현, 중앙 books, 276p.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research.beautifulfun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