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황영조선수가 일본선수를 앞지르고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서 높이 치켜든 두 팔은, 그동안 쌓였던 민족의 한을 말끔히 씻어냈으며, 동양인이 차지한 두 번의 월계관을 모두 한국인이 쓰게 됨으로서 민족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 주었다. 또한 이 사실은, 동ㆍ서양의 문화교류지인 지중해연안의 카탈로냐에서, 그리고 종교나 인종의 차이를 초월한 올림픽에서 이루어졌기에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리 한민족은, 1896년 인류의 화합을 위한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국제정치의 조류에 따라 한때는 동서 이념대결의 장이 되기도 했던 인류의 대제전을,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화합의 장으로 전화시켰고,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그 시작과 끝을 사격의 우승과 무궁화 민족의 끈기를 입증하는 마라톤의 우승으로 장식함으로써 통일을 향한 우리의 자신감을 더해 주었다
[한국근현대사사전 (황영조 올림픽마라톤 제패)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