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韓江, 1970~ )이 12월11일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Nobel Prize in Literature) 증서(diploma)와 노벨(Alfred B. Nobel, 1833~1896)이 새겨진 메달을 받았다.
한림원 종신위원으로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맛손(Ellen Mattson, 1962~ )은 한강을 소개하는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글에서는 두 가지 색을 만난다. ‘흰색’과 ‘붉은색’이다. 흰색은 슬픔과 죽음의 색이고, 붉은색은 생명을 상징하지만, 고통과 피, 칼에 베인 깊은 상처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색이 결합하여 한국의 역사적 아픔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한다.
“한강은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진 작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강의 목소리는 매혹적인 부드러움을 가졌지만, 이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죽은 자, 납치된 자, 실종된 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빚졌는가?”라고 질문하며, “흰색과 붉은색은 되새겨진 역사적 경험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맛손은 “노벨문학상이 정치적 상은 아니지만, 한강의 글은 정치적 경험과 역사를 다룬다. 그녀의 이번 수상이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한국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강은 수상 기념 연설 ‘빛과 실’에서 유년기 공책에 끄적였던 시를 모아 ‘시집’을 만들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썼던 몇 개의 단어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것은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 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단순한 수상에 머물지 않고, 한국 문학사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남길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깊은 서정성과 역사적 성찰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집단적 기억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00년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해 우리나라 최초 노벨상인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의 수상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기념우표가 발행되어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학의 깊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