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는 나무에 매달린 채로 먹이를 찾기 위하여 나무를 쪼아대는데, 머리가 안 아픈 이유가 무엇일까? 나무를 한번 쪼을 때마다 딱따구리의 머리가 부서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그 이유는 나무로 부터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서 딱따구리는 부리와 머리뼈 사이에 우수한 충격 흡수 장치를 갖고 있다. 동시에 나무를 쪼는 동안 머리는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 근육을 갖고 있어서 매일 같이 나무를 쪼아대어도 뇌진탕 하나 걸리지 않는 다. 딱따구리는 충격에 움직임을 최소화하도록 배치된 뇌 구조, 두개골을 안전띠처럼 감싸는 기다란 설골(舌骨, 목뿔뼈) 두개골 뼈의 스펀지 구조 등이 그 이유이다. 하루 평균 1만2,000번 나무에게 박치기하면서 먹이도 찾아내지만 연인을 불러 짝을 찾기도 한다. 딱따구리의 부리는 충격을 이길 만큼 단단할 뿐만 아니라, 부리 끝에는 끌 같은 부분이 있어 나무를 쉽게 쫄 수 있게 해주며, 부리에 있는 콧구멍은 보통 다른 새와는 달리 여닫이 식 문이 달려 있어 나무를 쫄 때 생겨나는 톱밥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숨이 막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되어있다.
오색딱따구리의 몸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는 부위는 나무와 직접 부딪치는 부리이다. 그 크기는 두개골이 받는 충격의 2~8배에 이른다. 따라서 부리가 받는 힘을 조절해 어떻게든 두뇌에 영향이 덜 끼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색딱따구리의 짝짝이 부리. 겉보기엔 윗부리가 길지만 뼈는 아래가 길다. 딱따구리의 부리는 겉에서 보기에 위가 아래보다 1.6㎜ 길지만, 힘을 받는 단단한 뼈 구조는 아래 부리가 위보다 1.2㎜ 길다. 그래서 부리의 위 아래 길이가 같을 때 두뇌가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아래가 같을 때는 아래가 더 길 때에 견줘 두뇌 앞 부위는 무려 18배 큰 충격을 받는다. 또 부리의 위가 더 길 때보다 아래가 더 길었을 때 상대적으로 두뇌의 충격이 작다. 부리 길이에 차이가 있을 때 충격을 분산 시킨다. 먼저 부닥치는 긴 부리가 대부분의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딱따구리는 보통 나무 밑동에서부터 나선 모양을 그리며 위로 올라가면서 나무를 쪼는데,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을 수 있도록, 갈고리 모양으로 생긴 특수 발톱과 받침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꽁지를 갖고 있다. 일단 나무에 구멍을 내고 나면, 이제 딱따구리는 긴 혀를 내밀어 벌레를 잡아먹는데, 이 혀에는 끈끈한 액체가 발라져 있어 벌레들을 쉽게 잡을 수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기다란 혀를 평상시에는 과연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 가령 입 속에 돌돌 말아 갖고 있으면 어떨 것인가? 그러면, 아마 소리를 내려고 할 때마다 긴 혀가 떨어져 나와 소리를 낼 수가 없다. 딱따구리의 입 속에는 실제로 그 혀를 넣어 둘만한 공간이 없어 이 이야기는 현실성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놀랍게도 딱따구리는 이 긴 혀를 부리 밑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두개골 위로 돌려서 말아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 내밀어 사용 한다.
딱따구리의 혀는 동물계를 통틀어 가장 놀라운 기관 중 하나이다. 어느 정도로 놀라우냐 하면, 창조론자가 진화론을 반박할 때 흔히 딱따구리의 혀를 언급할 정도이다. 몇몇 딱따구리 종들은 혀를 몸길이의 3분의 2만큼 내뻗을 수 있는데, 그 혀는 끈끈한 침으로 덮여 있고 까칠한 가시가 돋아 있으며 끝에 ‘귀’가 달려 있다. 사실 딱따구리의 혀 구조는 대부분의 새들과 거의 동일하다. 단지 딱따구리의 혀가 더 긴데, 아마도 나무 속 깊숙이 숨어 있는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서 길어졌을 것이다. 딱따구리 혀의 비밀은 얇디얇은 설골(舌骨)에 있다. 혀를 사용하지 않을 때 그 뼈들은 액체가 채워진 덮개 속에 아코디언처럼 접힌 상태로 들어 있다. 딱따구리가 혀를 내뻗을 때는 혀뿌리 근처의 강력한 근육이 수축하면서 설골을 앞으로 밀고, 그러면 혀가 부리 바깥으로 튀어나간다. 그 근육을 이완하면 혀는 다시 입속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큰 소리를 내는 것은 먹이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소리는 각각의 종이 고유하게 사용하는‘서명’과 같아서 소통과 짝짓기에 쓰인다. 딱따구리가 곤충을 사냥하면서 쪼는 소리와 둥지를 만들면서 쪼는 소리는 박자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