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서부극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던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1929-1989)는 이탈리아인이었다. 그가 1964년 에 처음 출시한 ‘황야의 무법자’는 물론, 그 이전에 유럽에서 찍은 다 수의 ‘유로 웨스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작한 웨스턴은 이전 과는 완전히 형질을 달리하는 새로운 서부극으로 등장하면서 무려 10 년 여 동안 세계 극장가를 달구었던 ‘마카로니 웨스턴’의 붐을 일으켰 다.
10여년 동안 장장 400편 이상이 제작된 이 장르는 당시 이탈리아 영화사들이 1주일에 하나 꼴로 만들어낸 B급 영화의 일대 홍수로 기 록되면서, 홍콩의 쿵푸영화가 70년대 극장가를 잠식하기 전까지 이탈 리아 영화계는 마카로니 웨스턴에 힘입어 미국 다음가는 영화 수출국가로 부상한 바 있었다 하나 대부분이 .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플롯과 서브플롯이 모두 그 어떤 영화를 카피하고 또 카피하는 매너리즘에 빠 지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종언을 고하게 된 이 장르는 놀랍게도 그 이 후에도 살아남아 지금도 쿠엔틴 타란티노나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영화 속에 질기게도 표출되는 근성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제작 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세르지오 레오네와 이스트우드의 ‘속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를 리 메이크한 것이고 보면, 마카로니 웨스턴은 그 자체로는 결코 부활하지 않으나 DNA만은 염연히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황야의 무법자(Fistful of Dollars: 1964)에 이어 ‘석양의 무 법자’(For A Few Dollars More: 1965), ‘속 석양의 무법자’3편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의 Dollar Trilogy를 완성한 다음, 미국 헐리우드 와 이탈리아의 초일류급 배우들을 망라한 궁극의 웨스턴,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를 제작하고, ‘석 양의 깽들’(Duck, You Sucker; 1971)을 차례로 감독한 바 있었다.
이 후 웨스턴과는 작별한 뒤 10년이 지난 뒤에 마지막 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를 만든 후 지병으로 인해 1989년에 작고했다. 따라서 작년 2019년은 그의 탄 생 90년이자 서거 3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탈리아는 그의 얼굴(1980 년대)과 ‘옛날 옛적 서부에서’의 마지막 결투 씬에서 챨스 브론슨에게 복수당하는 악역 헨리 폰다를 그린 우표 1종을 발행했다. 전 세계 영 화비평가들이 단 한 편의 서부극을 뽑으라고 하면 미국제 영화가 아닌 바로 이 세르지오 레오네의 4번째 서부극을 선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거의 모든 영 화에 마카로니 웨스턴의 요소를 삽입했던 쿠엔틴 타란티노는‘속 석양 의 무법자’(Tha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The Most Entertaining Movie in the World)로 선정한 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