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목련꽃 그늘아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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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 4.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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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박목월(朴木月, 1916~1978, 본명 泳鍾)의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다. 1960년대 이후 한때 학생들에게 널리 불리던 가곡으로 하얀 목련이 필 즈음이면 한 번쯤 입안에서 응얼거리는 노랫말이다. 제목처럼 4월에 부르는 대표적인 곡이다. 활짝 핀 목련꽃 아래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던 그 순수함이 눈에 그려져 정겹기 그지없다. 목련(木蓮)은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렸다’라는 데서 이름 지어졌다. 목련은 봄 기운이 살짝 대지에 퍼져 나갈 즈음인 3월 중하순경, 잎이 나오기 전의 메말라 보이는 가지에 눈부시게 새하얗고 커다란 꽃을 피운다. 마치 붓 모양 같은 꽃눈은 목련만의 특별한 모습이다. 겉에는 갈색의 긴 털이 촘촘히 덮여 있어서 겨울의 추위를 견뎌낸다. 좁고 기다란 여섯 장의 꽃잎이 뒤로 젖혀질 만큼 활짝 핀다. 꽃의 가운데에는 많은 수술과 각각 따로 떨어져 있는 여러 개의 암술이 있다. 이런 모습에 식물학자들은 원시적인 꽃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했다. 1억 4천만 년 전, 넓은잎 나무들이 지구에 첫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나타났으니 원시란 접두어가 붙을 만하다. 가지 꼭대기에 한 개씩 커다란 꽃을 피우는 고고함이나 순백의 색깔이나 높은 품격이 돋보이는 꽃이다. 고귀한 자태만큼이나 숭고함을 꽃말로 갖고 있다. 《사가시집(四家時集)》에 목련을 〈목필화(木筆花)〉라며 “이른 봄 목련꽃이 활짝 피는데 / 꽃봉오리 모습은 흡사 붓과 똑같구나 / 먹을 적시려 해도 끝내 할 수가 없고 / 글씨를 쓰기에도 적합하지 않네”라고 했다. 또 북쪽을 향하는 꽃봉오리가 더 많은 것 같다며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했다. 신이화(辛夷花)라는 별칭은 매운맛이 나는 어린싹인 신이라는 약재가 나오는 데서 붙여졌다. 중국에서는 목란(木蘭)이라고 한다. 보라색 꽃 목련을 자목련(紫木蓮)이라 한다. 백목련(yulan magnolia)과 자목련(mulan magnolia)을 교배하여 만든 자주목련(kobushi magnolia)은 꽃잎의 안쪽이 하얗고 바깥쪽은 보라색이다. 1974년 8월 15일 세상을 떠난 육영수 여사의 49회 생신에 목련화를 배경으로 추모우표를 발행했다. 1987년에는 조영진 작사, 김동진 작곡의 목련화 노래를 음악 시리즈 우표에 담았고, 1993년에 30원권 보통우표로 목련을 디자인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이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이 어린 무지개 계절아 ------------------- [참고문헌] ·박상진, 우리 나무의 세계 1, 2011, 김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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