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공모에 의해 채택한 대러시아 항전우표의 최종 이미지가 발표되었다. 선정된 도안은 단 한 명의 우크라이나 병사만이 묘사되어 있어 일견 목가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잘 보면 병사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러시아군 함정을 향해 욕을 하는 장면이다. 아티스트는 보리스 그로(Boris Groh)라는 사람으로 이 작품의 제목은 “러시아 군함, 엿먹어라”(Russian warship go fuck yourself).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은 러시아군의 침공이 시작된 2월 24일 오데사 항구가 접한 흑해에 위치한 ‘뱀 섬’(Snake Island)에서 러시아군 함정이 항복을 요구한 데 대한 우크라이나 수비대의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라 한다.
우크라이나 우정당국에 따르면 3월 1일에 경선을 발표하여 불과 4일만에 500점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그중 20개를 선정해 3월 8-11일간 페이스북을 통해 인기투표에 들어갔고, 보리스 그로의 작품이 총 8,000표 중 1,756표를 획득하여 1위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그로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할 당시 고향을 떠나 수도 키이우(키에프)로 옮겼으며 그 이후 다시 폴란드 국경 근처 르뷔우에 정착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한편 발틱 3국에 속하는 라트비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이미지의 우표를 3월 10일에 발행했다. 도안은 우크라이나의 국기가 하나의 띠처럼 길게 드리워진 형태이며 라트비아 자국의 국기는 좌상단에 조그마하게 그려 넣었다. 단편 우표의 액면은 1.44유로로 꽤 높으며 이 우표 3매가 든 소형전지는 9유로에 판매되어 그중 50%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할당된다고 한다. 사실상의 부가금 우표인 셈. 한편 오스트리아는 3월 3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제하 우표 1종을 발행하면서 아예 도안 전체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바탕에 깔아놓았다. 액면은 1유로이나 부가금은 2유로, 계 3유로이니 우표 한 장의 가격치고는 대단히 높은 편. 우크라이나가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를 맞아 예상을 뒤엎고 선전하는 만큼, 이와 같은 우표발행은 각국에서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2월 24일부터 개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상당수의 러시아 주재 외국기업들이 철수하거나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 금지, 비즈니스 중단 등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벨기에에 근거지를 둔 Delcampe 인터넷 쇼핑몰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판매자들의 계정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Delcampe는 이베이(eBay)와 함께 가장 큰 규모의 온라인 우표거래시장을 제공한 기업으로 특히 유럽우표상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어 테마틱 자료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으나 대러시아 규탄을 위한 국제적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거기에 더해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쟁 상태로 인해 우편서비스 역시 원활하지가 않는데, 죠오지아(전 그루지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와 영령 지브로올터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우편물을 무료로 배송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유럽우취연합(the Federation of European Philatelic Associations)은 이 단체가 주관하는 모든 우취행사에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배제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