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24년 8월에 개최키로 발표되었던 ‘필라코리아 2024’에 이어 10월달에 개최하게 된 FEPA 후원 덴마크 개최 유럽우표전시회 ‘HAFNIA 24’는 한국보다 늦게 준비가 시작되었음에도 매우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미 개최발표 한 달 만에 우표상 부스 50%가 예약되었으며 작품 접수 신청마감은 작년 12월 31일이었다. 문제는 한국이 2024년 8월에 개최키로 예정되었던 필라코리아를 작년 11월 초에 2024년 8월이 아닌 10월로 연기하도록 한다는 수정안을 들고나오자 덴마크와 유럽우취연맹(FEPA)은 11월 말에 아시아전을 준비하는 중국과 함께 한국에 대해 거친 항의를 나타낸 바 있었다. 이는 코로나 정국이 해소되어가는 시점에서 각국이 그동안 밀려있던 전시회를 연달아 개최하는 문제로 인해 빚어진 산물인데 세계우취연맹(FIP) 역시 그동안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는 전시회간 조율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 왔다.
일단 한국은 태국 세계우표전시회에서 개최된 11월 29일 ‘코리아 나이트’ 행사를 통해 원래 계획했던 8월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시적으로 소동이 진정국면으로 가는 듯했다. 하나 12월이 되자 결국 정부당국의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2024년 개최예정이었던 필라코리아를 급거 2025년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었다. 여하간 금년 2024년에는 4월에 루마니아가 세계전을, 6월에 인도네시아가 아시아전을, 10월에 덴마크, 그리고 같은 달에 아르헨티나가 개최신청을 하였으며 11월 말에 중국이 샹하이에서 아시아전을 개최키로 계획되어 있다. 1년 동안 무려 5번의 전시회이다.
한편 세계우취연맹(FIP)은 지금까지 한틀(1 frme) 전시회로 알려진 국제우표전시회의 방침을 바꾸어 2틀 또는 3틀까지 출품이 가능하도록 변경하였다. 필라코리아 2024에서도 마찬가지. 이는 아무래도 한틀로는 논리적 전개가 곤란하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반드시 5틀이 아니라 하더라도 규모가 작은 전시대상이 적극적으로 출품될 수 있도록 진작시키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수집가들도 우리나라 우표들 중 종수(예컨대 부가금우표, 요판보통우표 등)가 얼마 안 되는 것들도 나름 정리해서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동유럽의 슬로베니아는 지금까지 격년제로 한틀 국제전시회(EnajstoOkno Kranj 2024)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올해 8월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예정된 전시회에서는 3틀까지 출품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FIP에 따르면 이제는 더이상 한틀이라고 부를 수 없으므로 ‘실험적 분야’(experimental class)라고 지칭하도록 한다는 것도 아울러 발표한 바 있었다. 참고로 슬로베니아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도 되며 온라인상으로도 참관이 가능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