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2014년부터 20세기 초반부 기념우표들을 복원시킨 한정판매 시리즈를 내는 관행이 유지되어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요판우표의 인기에 편승해 과거 유명 요판우표들의 동원판을 그대로 활용해 복각판을 제조하는 것은 1990년대 미국에서도 간헐적으로 시도되었으나 프랑스는 좀 더 대범하고 노골적이었다. 한데 이제는 일본마저 이러한 경향을 답습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간 우표취미주간 기념 우표 등을 이용해 과거에 인기 상종가를 쳤던 우표 디자인을 다시 채용한 ‘돌아온 거시기’ 우표들을 자주 발행해 왔는데 올해 4월 18일 발행 우표취미주간 역시 과거 우표 도안에 사용한 미술품들을 그대로 나타냈다. 우에무라 쇼오엔(上村松園)이 그린 序の舞(춤의 전주)와 쯔찌다 바쿠센(土田麦僊)의 작품 舞妓林泉(숲과 호수를 배경으로 한 무희)은 이미 1965년과 1968년에 우표취미주간에 각각 차용된 일본 근대미인화로서 이번 것은 다만 전체 구도가 조금 다른 데다 우표 크기가 51mm x 25.5mm로 세로로 긴 장방향 우표라는 점만 차이가 있다.

거기가 일본우편이란 표시보다는 NIPPON이라는 영어 국명이 크게 나타난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또한 기존의 것들이 그라비아 인쇄인데 반해 이번 것은 평판오프셋 6색과 요판 1색의 복합인쇄. 네덜란드의 엔스헤데(Joh.Enschede en Zonen)사가 인쇄를 수주했다. 아직 우표에 채택되지 못한 명화들이 많을진대 또 이런 풍의 같은 우표도안으로 일관하는 것은 창의성 부족으로 인한 매너리즘의 늪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올해 새로 출범하는 시리즈로서 ‘우표취미로의 초대’라는 제목의 시리즈가 있으며 3월 19일 우표 3종 배합 소형쉬트가 제1차 발행분으로 등장했다. 주제는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과 회화. 프랑스 미술우표를 100% 흉내낸 것으로서 일본 특유의 고전미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