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 1483-1520) 서거 500주년을 기념한 이탈리아 본국의 우표는 예상보다 단촐한 느낌이다. 우표는 7월 20일에 4종이 나왔으나 이 나라의 여타 유명 예술가들이나 같은 주제를 두고 다른 곳에서 발행한 우표들보다는 다소 차분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아마도 우표 테두리를 짙은 색으로 처리함으로써 나타난 현상 같은데, 도안은 좀 식상할 정도로 이미 여러 번 다루었던 그림들 일색이다.
우표도안은 차례로 자화상(AUTORITRATTO/ 피렌쩨의 우피치 미술관), 갈라테아의 승리(Trionfo di Galatea/ 로마 Villa Farnesina), 마돈나(Madonna col Bambino/ 라파엘로의 탄생지 우르비노), 성처녀의 성혼(Sposalizio della Vergine/ 밀라노의 Pinacoteca di Brera). 액면은 B급으로 250g까지의 서장요금 각 3.9유로, 세트 당 15.6유로나 하는 고가품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미술대국은 이 분야테마우표들이 너무 많아 계통적 분류에 애로가 많으며 일단 이 세트는 ‘이탈리아의 예술문화전승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행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단 이 시리즈는 프랑스처럼 우표의 사이즈에 통일이 되어 있지 않아 목록의 기재사항 없이 시리즈인지 단독 발행인지를 구분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대상이다.
인쇄는 Istituto Poligrafico e Zecca dello Stato SpA에 의한 그라비어. 한데 선진국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탈리아는 예로부터 수도 로마와 해당 우표의 연고지 두 곳에서만 초일기념인을 사용하기에 초일봉투 만들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간혹 일반적인 일부인만이 찍힌 봉투들이 돌아다니는데 거래가격은 형편없다.
라파엘로 5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와 산마리노, 바티칸 시국 등이 관련 우표를 발행한 것은 주지하는 바와 같으나 그 중 최고봉은 아무래도 지중해의 몰타가 발행한 호화 소형쉬트일 것이다. 115mm x 175mm 크기의 이 소형쉬트는 그야말로 소형이 아닌 대형쉬트인데 프랑스의 까르또르(Cartor Security Printing)에 의해 평판으로 제조되었으며 도안은 라파엘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Madonna della seggiola Firen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