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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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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우정(郵征)이라 했을까
등록일 2018. 2. 5.
첨부파일 up20180205205625690.JPG

우표 뒷이야기 86. 왜 우정이라 했을까

왜 우정이라 했을까

잘못 붙여진 이름이 보편적 명칭으로 굳어진 것이 더러 있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조롱한 신성로마제국이다. 주로 독일이 소유한 중유럽에 있던 이 합병체가 “성스럽지도 않았고, 로마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도 않았으며, 제국도 아니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약간 다른 차원에서 잘못 붙여진 이름 가운데 하나가 알루미늄이다. 영문으로 aluminium과 aluminum이 같이 쓰이는 게 이상하다. 이 원소는 지구상에 산소와 규소 다음으로 흔한 것이지만 1808년에야 어렵게 그 존재가 확인됐다.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이클 패러데이의 스승이자 ‘웃음 가스’(아산화질소) 발견자로 유명한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에 의해서였다. 그는 처음 발견한 이 금속에 알루미움(alumiu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백반(alum)에 들어 있는 기본 금속 원소라고 해서 백반의 라틴어 이름(alumen)을 딴 것이었다. 그런데 4년 뒤 무슨 이유에선지 마음을 바꿔 알루미눔(aluminum)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 영·미 화학계는 알루미늄 명칭을 놓고 양분돼 있다. 어찌 된 일인지 미국에서는 데이비가 명명한 대로 알루미눔을 그대로 쓰고 있고 오히려 그의 고국인 영국은 대부분의 금속 원소에 붙는 -ium이라는 어미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알루미늄(aluminium)으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 알루미늄의 영문 이름을 불편하고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발견자 데이비의 이해할 수 없는 작명이 결정적이다.

뜬금없이 알루미늄 이야기를 한 까닭은 우리나라 우정사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어서다. 우정, 우정사, 우정사업본부 등 지금 우리가 쓰는 모든 우정의 한자 표기는 郵政이다. 국어사전도 그렇게 쓰고 ‘우편에 관한 행정’이라고 풀이한다. 그런데 현대적 우정의 효시로 꼽는 기관인 우정총국의 우정은 어찌 된 일인지 한자로 郵征이다.

     

우정총국은 1884년 3월 27일(양력 4월 22일) 고종의 전교에 따라 홍영식이 설립해 초대 총판을 맡은 우정기관이다. 우정총국이라는 명칭은 홍영식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중국도 쓰던 우정국(郵政局)이라는 보편적 이름이 있는데 왜 굳이 ‘치다, 정벌하다’라는 살벌한(?) 뜻을 가진 征자를 썼을까. 데이비가 새로 발견한 원소를 별나게 명명한 이유가 의문인 것처럼 홍영식이 새로운 기관에 튀는 이름을 붙인 내력도 오리무중이다.

     

홍영식은 18세에 문과에 급제해 29세의 나이에 오늘날의 국방차관에 해당하는 병조참판에 올랐다. 수재이자 엘리트였고 혈기왕성하고 자존심 강한 개화파였다. 우정총국 설립은 그가 일본과 미국을 직접 다니면서 우정제도를 꼼꼼히 연구해 고종을 설득한 결과물이다. 그는 우편(郵便), 우표(郵票), 역체(驛遞) 등 당시 일본이 쓰던 용어가 아니라 우체(郵遞), 우초(郵鈔), 우정(郵征) 등과 같이 독창적인 용어를 창안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우정(郵征)이라는 말 속의 오묘한 뜻이 엿보인다. 한자 征에는 정벌의 의미 외에 ‘구실’이라는 뜻도 있다. 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이다. 조세와 부역을 아우르는 정역(征役)은 <삼국사기>에도 나올 정도로 오래 쓰던 말이다. 홍영식이 다스린다는 뜻이 강한 政 대신 세금으로 운영한다는 의미의 征을 쓴 데는 민주주의, 공공성, 대민 서비스의 개념이 담겨 있다는 게 우정 연구자들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우편학자를 자처하는 일본의 나이토 요스케(內藤陽介)도 “우정국에 사용된 征은 ‘세를 받는다’는 뜻으로, ‘세금을 받아서 우편서비스를 시행한다’는 의미인 ‘우정’은 홍영식이 창작한 단어다”라고 했다.

여기에 필자의 주관적 해석 두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한자 역참 우(郵)는 요즘의 정보통신, 소통, 커뮤니케이션과 통한다. 征에는 ‘(먼 길을) 가다’는 의미도 있다. 원정(遠征), 장정(長征)이 그런 용례다. 100년 뒤 실현되는 정보통신 입국의 포부와 비전이 담긴 놀라운 작명 아닌가. 또 하나는 ‘치다’는 뜻 그대로 우정을 기반으로 수구파를 쳐서 정권을 잡겠다는, 즉 갑신정변의 구상을 담은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꿈보다 해몽인가?

출처 :주간경향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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