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우체국 각 서비스 바로가기 우표포털 본문내용 바로가기 우표포털 하단 바로가기

한국우표포털서비스 K-stamp

  • 우표배움터

    • 우표의역사
    • 즐거운우표수집
  • 우표정보

    • 한국우표
    • 세계우표
  • 우표시장

    • 우표장터
    • 온라인 구매
    • 오프라인 구매
  • 우표문화체험

    • 우표박물관
    • 우표전시회
  • 우표로보는세상

    • 해외우취소식
    • 우편 130년
    • 우표 명작을 말하다
    • 우정이야기
    • 우표수집정보
    • 시간여행
    • 우표디자이너 인터뷰
    • 우표 뒷이야기
    • 대한민국 방방곡곡
    • 우정문화웹툰
  • 어린이 우표세상

    • 우표야놀자
    • 청소년 우표교실
    • 우정문화 동영상
    • 우표배경화면
  • 인기
우표스쿨 우표갤러리 우표 샵 우표박물관 우표로 보는 세상 쥬니어 스탬프

우표 뒷이야기

국내,외 우표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나 소식 등을 전하는 곳입니다.

우표 뒷이야기상세보기
제목 재난과 우편 서비스
등록일 2018. 7. 17.
첨부파일 up20180717111422654.jpg

우표 뒷이야기 92. 재난과 우편 서비스

사사키 다카시(左左木孝) 전 도쿄준신(純心)여대 교수가 쓴 <원전의 재앙 속에서 살다>(돌베개)를 읽으면서 책의 주제와는 다른 부분이 특별히 눈에 띄었다. 책은 은퇴 후 귀향한 노교수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서 피난을 거부하고 ‘자택 농성’을 벌이며 겪은 일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로 구성돼 있다. 낮은 ‘영혼의 중심(重心)’에서 재난의 본질과 국가주의, 인간의 삶 등에 대해 사유하고 성찰한 기록이다. 그는 매우 화나는 상황을 “머릿속 순간온수기가 끓어올랐다”고 즐겨 표현했다. 눈에 띈 것은 그 원인 제공자 가운데 하나가 일본우편이라는 점이었다.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와 원전 사고로 그가 살던 마을은 무인지경으로 변했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히라마치구에 있는 그의 집은 지진과 쓰나미 피해도 없었고, 전기·수도·통신·인터넷 등도 온전했다. 사고 원전으로부터 반경 25㎞에 위치해 경계구역(강제피난구역)으로부터도 벗어나 있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기준으로 20~30㎞ 동심원 권역을 ‘계획적 피난구역’으로 지정했다. 옥내 대피나 긴급 시 피난 준비가 필요한 곳이었지만, 주민 80%가 자발적 피난을 떠나고 관청·병원·약국·상점도 대부분 폐쇄됐다. 방사능 공포로 운송업자들도 무서워서 들어오지 않고 민간 택배회사와 일본우편의 서비스도 중단됐다.

  
후쿠시마 사태는 우편서비스가 왜 중요한지 일깨운 사건이기도 하다. 일본 경찰이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경계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 서의동 기자

98세 노모를 요양시설에서 집으로 데려오고 형이 택배로 보낸 물건을 이웃마을인 소마영업소까지 가서 찾아오는 불편조차 묵묵히 견뎠던 그의 순간온수기가 폭발한 것은 우체국 직원 때문이었다. 2011년 4월 13일 쓴 글이다.

3·11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우편물을 이웃마을 우체국으로 찾으러 가야 했다. 우편물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갔는데 직원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을 되풀이하자 그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시 보고 와…”라고 소리쳤다. 한참 후 직원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딸이 보낸 약봉지와 도쿄신문 사토 기자가 보낸 신문뭉치를 전해주었다. 그런데 인감과 사인을 요구해 그의 순간온수기가 끓어올랐다. “이봐요, 당신들은 고객에게 우편물을 틀림없이 전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하지 않고, 도장 도장 도장이라는 사소한 일은 성실히 하나? 제대로 하세요. 서비스 서비스라고 떠들던 거 어디의 누구지? 어! 어!” 이밖에도 책에는 자신의 우편물이 이사 간 아들에게 배달된 경위를 따질 때 우체국 직원이 보인 사무적 태도 등 그의 순간온수기를 끓게 하는 일화가 여러 차례 소개된다. 

<원전의 재앙 속에서 살다>는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우편서비스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재난상황을 통해 일깨워준다. 사사키는 “30㎞ 라인의 저주를 두려워해서 바로 옆마을까지 온 물건을 이곳 미나미소마까지 배달하지 않는, 실로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일본우편”에 분노한다. 행정서비스와 물품 반입이 끊어진 상황에서 우편물 배달은 그에게 매우 절실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분노하고 항의하고, 그러면서도 우편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거둘 수 없었다. 고리야마우체국의 우편물 더미 속에서 지인이 보낸 지원물품을 직접 찾으면서 끓어오를 뻔한 그의 순간온수기가 직원의 태도로 인해 일거에 가라앉은 이야기가 그런 경우다. 젊은 직원이 짐을 자동차까지 운반해주고 진심으로 사죄의 인사를 하자 그는 “힘들겠지만 힘내세요!”라고 격려의 말까지 하게 된다.

사사키에 따르면 일본우편은 재난 한 달 보름 만인 4월 26일에야 미나미소마에서 배달서비스를 재개했다. 우편서비스의 중단은 재난으로 붕괴된 공동체의 현실을, 우편서비스의 재개는 해체된 공동체의 복원을 상징하는 가장 민감한 바로미터임을 <원전의 재앙 속에서 살다>는 말해준다. 세 살 손녀의 첫 편지를 집에서 받고 행복감에 젖는 그의 모습에서 우정(郵政)의 소중함과 가치를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출처 :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 모든 이미지와 콘텐츠는 원작자 및 발행처에 저작권이 있으며, 무단 도용시 법적 제재 또는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표 뒷이야기 이전글 다음글 보기
이전글 두 집배원 영웅의 때늦은 귀환
다음글 학대아동들에게 ‘행복 배달’

기 발행된 모든 우표류(우표, 엽서, 원화, 우표책, 우표첩, 날짜도장)의 이미지 및 내용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미지와 내용을 변경하여 사용시에는 우정사업본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