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봄이건만, 봄이 아니로구나.’,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을 이르는 말이다.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기도 하지만,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할 때 더 자주 사용하는 고사성어다. 요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앞글에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 생강나무, 산수유 그리고 개나리를 소개했지만,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는 매화와 벚꽃을 먼저 꼽을 수 있다.
매화(梅花)는 일지춘(一枝春), 군자향(君子香)이라고 하여, 난초・국화・대나무와 더불어 4군자의 하나다. 잎보다 먼저 연한 홍색이 도는 꽃이 가지에 1~2개씩 달려 피는 상록활엽수다. 뿌리는 매근(梅根), 가지는 매지(梅枝), 잎은 매엽(梅葉), 열매는 매실(梅實)로 예로부터 약용으로 쓰였다. 매실주는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에 따서 담근다.
벚꽃은 흰색이나 분홍색의 대표적인 봄꽃이다. 꽃잎은 적게는 2~5개, 많게는 수십 장까지 다양하다. 홑겹의 꽃잎은 2~6개 정도이고, 겹꽃으로 피기도 한다. 왕벚나무는 한때 일본의 나라꽃이라 하여 베어지는 수난을 당했지만,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나무가 도입되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8년 캘리그라퍼 강병인 작가의 작품 ‘봄’과 ‘꽃’을 우표로 소개했다. ‘봄’,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봄은 우리에게 따스한 온기와 희망을 전해주는 원천이다. ‘꽃’, 꽃이 날마다 웃으라 한다. 꽃은 존재 그 자체로 사람을 웃음 짓게 한다.
봄의 ‘보’와 꽃의 ‘ㅊ’, 사람의 형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여 기지개 켜는 모습과 춤추는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자연과 하나 되어 웃고 춤추는 우리네 삶을 표현하고자 했다. 매섭게 추운 겨울이라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처럼 삶에서 아무리 힘든 시기라도 결국 봄날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방방곡곡에 봄이 깃들었건만,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다. 그래도 꽃은 핀다.
구례의 산수유, 광양의 매화, 화개장터의 벚꽃... 화사한 봄꽃들이 남도를 물들이고 있으나,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봄마다 즐기던 꽃 축제가 자취를 감추게 되어 아쉽다.
‘봄은 봄이건만, 봄이 아니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