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바람이 채 물러나기도 전에 봄소식을 알리는 꽃이 있다. 생강나무, 산수유, 개나리... 비슷한 시기에 피는 꽃으로 모두 잎이 피기 전에 노란색 꽃이 피는 꽃이다.
생강(生薑)나무는 꽃과 잎, 줄기에서 생강 냄새가 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양념으로 사용하는 생강과는 관계가 없다. 녹나뭇과로 산기슭이나 숲 속의 냇가 양지바른 곳에 핀다. 납매(臘梅), 새앙나무라고도 한다. 새앙나무는 생강의 사투리 새앙에서 온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산수유와 생김새가 헷갈리는 꽃이다.
산수유(山茱萸)는 층층나무과로 열매는 신선이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에 소녀가 불치의 병에 걸린 아버지의 병이 낫지 않자, 뒷산에 올라 기도하는 효심에 감동한 산신령님이 주신 산수유 열매를 정성껏 달여 드려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는 꽃이다. 동의보감에도 정력을 강하게 하고 뼈를 튼튼히 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을 낫게 한다고 쓰여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자라는 곳으로 전남 구례 산동마을이 알려졌다.
개나리(連翹)는 물푸레나무과로 산기슭에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의 낙엽 떨기나무다. 이른 봄에 샛노란 색의 화사한 꽃이 길게 늘어서서 뭉게구름처럼 피어난다. 개나리라는 이름은 나리꽃보다 좀 작고 덜 아름답다는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접두어 ‘개’가 들어간 식물 이름을 모두 바꾸었는데 개나리만은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 막 입학해서 ‘학교 종’과 함께 맨 처음 불렀던 것으로 기억되는 유명한 동요 윤석중 선생의 ‘봄나들이’다.
온 국민이 나들이를 자중하는 때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코로나19의 종식이 선언되어 봄나들이를 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