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가고 싶어 했던 시절, 그래서 엉뚱한 짓거리를 했던 시절, 그로인해 성공하지 못했던 나만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공개 하고자 한다. 필자는 3대독자여서 절차만 밟으면 군대를 안가도 되는 그런 행운(?)의 사나이였다. 당시 앞집 형이 군대 갔다가 처음 휴가를 나왔는데 제복이며 달라진 행동과 월남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파병된다는 말에 매료되어 나도 군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주변사람들이 건방 떨지 말고 가만히 있음 군 면제도 되고 편안 할 것을 왜 사서 고생하려 하느냐고 했지만, 나는 고교 졸업 후 바로 해병대에 지원입대하기 위해 지원 서류를 제출하는 용기를 발휘했다.
얼마후 수원 병무청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고 지정된 날 병무청에 도착 간단하게 신원을 확인 받고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나는 차렷 자세에서 양 무릎이 서로 닿지 않는 기형이여서 신체검사를 시작한 수 분만에 좆겨 나고 말았다. 집엔 함께 간 친구를 기다렸다 같이 가야 했기에 병무청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시간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일반인은 이곳을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된다며 민 원실까지 데려다 준 병사가 여군이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기는 했지만 엷은 미소와 친절함에 마음이 두근거렸고, 다시 만나는 소설 같은 상상을 하기도 했었다.
이때 함께 간 친구는 합격하였고 얼마 후 군에 입대후 1년쯤 되었을 때 청룡부대로 파월 되었고 현지 적응하고 작전 중이고 해서 편지를 못했다며 보내온 편지 속엔 총 들고 멋진 포즈를 취한 전형적인 파월장병의 사진과 야자수아래서 찍은 사진 그리고 결정적인 사진 하나엔 여군병사와 월남여인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야자수만으로도 좋다를 연발하는 시대에 보여준 충격적인 사진은 두고두고 편지의 주제가 되곤 했었다. 현재는 휴식중이라며 편지를 보내오던 이 친구는 어느 날 한꺼번에 세통의 편지를 보낸 얼마 후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고 지금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잠들어 있다. 그 친구의 연인이었던 그 여군 장교는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나이보다 많은데...
※참고 자료: 우표포털 시간여행(6월이면 생각나는 죽마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