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의 맨 아래쪽 좌우에 손이 있다. 손은 뼈, 손가락, 관절, 인대, 근육, 혈관, 신경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손목과 손가락에 있는 뼈는 손의 형태와 안정성을 유지해 준다. 손은 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운동이나 글씨를 쓸 때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는 오른손잡이와 왼손을 주로 사용하는 왼손잡이가 있다. 세계적으로 인구의 90% 정도가 오른손잡이다. 양쪽 손 모두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양손잡이도 0.1%가량 있다고 한다.
  
    대다수 사람이 오른손잡이이기에 왼손잡이가 겪는 고충이 많다. 예로부터 소수의 왼손잡이는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다. 20세기 이후 많이 줄었지만, 불편은 커졌다. 각종 기계설계 및 디자인의 표준화 기준이 되는 것은 언제나 오른손이다. 가위, 카메라 셔터, 지하철 개찰구의 카드 접촉부, 자동차 변속기 등 불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언어적 차별도 있다. 오른쪽(right)이‘올바름, 정의, 권리, 적절함, 좋음’의 긍정적 의미가 있는 반면, 왼쪽(left)에는 ‘잘못, 떠남, 무시, 부정(不淨), 거절, 서투름’ 등 부정(否定)의 뜻이 담겨 있다.
    무슬림에는 오른손 선호 사상이 코란에 규정되어 있다. 바라카(barakah, 축복)는 오른쪽부터 시작해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구두를 신을 때, 집이나 모스크에 들어설 때, 먹고 마실 때, 옷을 입을 때, 머리 깎을 때도 오른쪽부터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용변을 볼 때, 음부를 씻을 때는 왼쪽을 쓴다. ‘오른손에 코란, 왼손엔 칼’이다. 중세 서양이나 일본서는 왼손잡이가 이혼 사유가 되기도 했다.
  
    음양론의 상대적 개념에서는 왼쪽이 양(陽)이고 오른쪽은 음(陰),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다. 남자는 왼쪽이 소중하고 여자는 오른쪽이 소중하다. 맥이나 손금, 자리 같은 것을 볼 때도 남자는 왼쪽을, 여자는 오른쪽을 취하여 본다.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먼저일 때가 있다. 右左라 하지 않고 左右라 하고, 조선시대 우의정보다는 좌의정의 서열이 높다. 양국 기를 게양할 때 우리나라 국기는 국기를 바라보고 왼쪽에 게양한다.
  
    1932년 미국의 켐벨(Dean Campbell)은 최초로 국제왼손잡이협회를 창립하고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기 위해 왼손잡이 신문을 발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92년 왼손잡이 권익에 대한 캠벨의 공헌을 기려 그의 생일인 8월 13일을 ‘국제왼손잡이의 날(International Lefthanders Day)’로 제정했다.
    2008년 배우 앤젤리나 졸리, 가수 폴 매카트니,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 정치인 버락 오바마 등을 후보로 투표해 오바마 대통령을 ‘올해의 왼손잡이’로 선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손을 디자인한 우표가 처음 발행된 것은 1964년 WHO(세계보건기구) 가입 15주년 우표다. 그 뒤에도 손을 담은 우표를 협력과 도움, 소통, 사랑을 상징하는 의미로 여러 차례 발행했다. 그 역시 대부분이 오른손이다.
  
    국제왼손잡이의 날을 맞아 왼손잡이들이 겪는 불편을 한 번쯤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장애인이나 이주민 등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봤으면 한다.
    어렸을 때 왼손을 쓰지 못하도록 붕대로 감긴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시인은 말했다.
   “나의 오른손이 왼쪽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