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는 사람은 올림픽대회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여긴다. 정보화의 발달로 이제 많은 사람의 관심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지만, ‘취미 중의 왕’이라는 우표수집을 즐기는 우취인(郵趣人, philatelist)에게도 큰 목표가 있다.

 체육활동에 전국체육대회와 올림픽대회가 있다면, 우취활동에도 대한민국우표전시회와 세계(국제)우표전시회가 있다. 우리나라 우표전시회는 각 지방에서 개최되는 우정청 우표전시회가 있고, 이 중 우수한 작품은 대한민국우표전시회에 출품하게 된다. 또 여기서 우수한 작품은 세계(국제)우표전시회에 출품할 자격을 얻는다.
  
   세계최초 우표는 1840년 5월 6일 영국에서 발행된 페니 블랙(penny black) 우표다. 영국에서는 이를 기념하여 연도의 끝자리에 ‘0’이 들어가는 해에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0년인 올해도 우표 발행 180주년을 기념하여 5월 2일부터 9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LONDON2020 국제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2022년으로 연기되었다.
  
   1884년 최초 우표인 문위(文位)우표를 발행한 우리나라는 연도의 끝자리가 ‘4’인 해에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표 발행 100주년을 기념한 1984년에 처음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이후 1994년과 2014년에 각각 110주년과 130주년을 기념하여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였고, 2002년에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하여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였다. 2009년에는 대륙단위 우표전시회인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를 처음 개최하였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우표 발행 14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취인은 기본적으로 우표수집을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우취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체육활동에도 여러 종목이 있듯 우취활동을 하는 데도 여러 분야가 있다. 크게는 전통우취와 테마틱우취가 있지만 보다 다양한 분야가 있다.
      ‘LONDON2020 국제우표전시회’에는 챔피언부문을 비롯하여 우편사, 전통우취, 항공우취, 인지류, 우편엽서류, 테마틱우취, 우취문헌, 열린우취, 한 틀 부문, 현대우취, 그림엽서부문, 청소년우취 등 13개 부문이 있다. 일본 우표 발행 160주년을 기념하여 내년에 개최되는 ‘PHILANIPPON2021’(2021.8.25.~30, 요코하마 퍼시픽전시홀)에는 인지류와 그림엽서부문이 제외된 11개 부문의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필자는 우취문헌부문에 관심이 많다. 50년 가깝게 우표를 수집해 오면서 늘 우취용어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20여 년 동안 우취용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우정사와 우편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서 몇 해 전에 ‘한국우취용어해설집’(은종호, 2018, 한국우편엽서회, 320쪽)을 출간하였다. 우취생활을 하는 데 사전이라 할 수 있는 용어집(glossary of terms)이 서양의 우취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출간되고 있지만, 동양권에서는 용어집다운 책이 아직도 발간되지 않고 있다. 출판문화의 왕국인 일본에서도 흑백 150쪽 정도의 책(切手硏究用語集, 野中勳, 2005)이 발간되었을 뿐이다.
        필자는 이 용어집을 LONDON2020 우취문헌부문에 출품하였으나 아쉽게도 2022년으로 개최로 연기되었고, PHILANIPPON2021에도 출품신청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전국)우표전시회 기간 중 우표취미주간을 설정하여 유익하고 건전한 우표 취미 생활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1973년부터는 거의 매년 우표취미주간 또는 우체국문화주간 특별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세계(국제)우표전시회를 기념하는 우표도 여러 종 발행하였다. 특히 ‘PHILAKOREA ’84’를 기념하여 1984년에 발행한 우표 중 5,000원권 호랑이 우표는 지금까지 발행한 우표 중 최고 액면으로 소형시트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11월 20일부터 12월 말까지를 우표취미주간으로 설정하고, 그림책을 주제로 한 4종의 우표를 발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