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산수화 발전의 초석, 몽유도원도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무릉도원을 방문하는 꿈을 꾸고 그 내용을 안견에게 설명한 후 그리게 한 것으로 알려지는 몽유도원도. 그림은 1447년(세종29년) 음력 4월20일에그리기 시작하여 3일 만인 23일 완성되었다. 그림의 내용은 통상적인 두루마리 그림과는 달리 왼편 하단부에서 오른쪽 상단부로 전개되어있으며, 왼편 도입부의 현실세계와 나머지꿈속 세계의 대조적인 분위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북송대 이래의 곽희파 화풍인 운두준법(雲頭法), 세형침수, 조광효과(照光效果)의 표현을 빌린 듯 하지만 안견의 독창성이 집약되어 있는 작품으로 후대의 산수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미술의 대표적 산수화인 몽유도원도는 현재 일본 덴리(天理)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어떠한 경유로 일본 땅에 건너간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날을 고대해 본다.

한반도에서만 번식하는 새! 저어새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반도에서만 번식하는 희귀종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 학명 Platalea minor)의 이동 경로가 번식지와 월동지 6개국의 합동 노력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저어새는 전 세계 600여마리만 보고된 세계적 희귀종으로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으며, 지금까지 번식지인 남-북한과 월동지인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에서만 발견됐다. 한국 자연환경과학연구센터가 지난 1월과 3월 홍콩과 대만에서 위성발신기를 달아준 저어새 각 4마리와 8마리중 각각 2마리씩, 모두 4마리가 중국 동해연안 습지대 2000㎞를 거쳐 비무장지대(DMZ)로 날아든 것을 확인했다고 1999년 4월 20일 발표했다. 저어새는 10월쯤 번식지인 한국에서 남하를 시작, 11월에 월동지인 중국,일본, 대만, 베트남 등에 도착해 3월까지 머물다 다시 북상해 4월쯤 우리나라에 돌아와 번식한다. 북한 평남 온천 군덕도, 남한 전남 칠산도 등 7〜8개 무인도가 번식지로 확인됐으며 비무장 지대도 번식지로 확인됐다.

에스파냐의 열정을 담은 화가, 미로

카타르냐 지방 출신의 미로(Miro, Joan, 1893.4.20~1983)는 흔히 초현실주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선보이며 여타의 화가들과는 다른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바르셀로나와 갈리에서 미술수업을 받은 그는 야수파 경향을 보이는 초기 작품들을 남겼다. 원색의 강렬한 색채를 즐겨 사용했던 미로는 피카소와의 만남 이후 대담하고 거칠었던 기법이 한층 더 성숙되고 세련된 형태의 작품들로 발전하였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미로는 파리 유네스코 건물의 대형 벽화를 남기며 절정에 이르렀고 이것으로 구겐하임 재단이 수여하는 ‘국제대상’을 받았다. 회화에서 도예까지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준 미로는 그가 얻은 최고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평생 사물을 관찰하고 강조하는 일에만 몰두 하였고 활력과 심오함이 일관성 있게 표현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야수파와 입체파의 계보를 이으며 초현실주의적인 강렬한 그의 작품들은 에스파이아인 특유의 열정을 보여주었고 더불어 미로를 20세기 미술사에 독자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