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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여행

인물과 역사를 바로 알고 현재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봄으로써 선조들의 지혜를 알아 봅시다.

지난시간여행
제목 전통 무예의 두 얼굴, 택견과 태권도
등록일 2025. 12. 2.
첨부파일 첨부파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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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2025년 12월호 첫 번째 전통 무예의 두 얼굴, 택견과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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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과 태권도는 서로 다른 시대와 맥락에서 태어났지만,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무예다. 겉보기에는 발을 중심으로 한 동작과 유연한 몸놀림 등 서로 비슷한 인상을 주지만, 그 기원과 철학, 기술 체계, 그리고 현대적 전개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택견은 오랜 세월 마을과 골목에서 이어져 내려온 민속 무예다. 고구려 고분 벽화인 무용총(舞踊塚)과 각저총(角觝塚)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만큼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다. 몸을 비틀고 흘리는 유연한 몸짓, 춤과 놀이가 뒤섞인 리듬은 우리 고유의 정서와 공동체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금지되며 명맥이 위태로웠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비밀리에 전승되었다. 특히 송덕기(宋德基, 1893~1987) 선생이 기억하고 정리한 택견은 서민적 놀이문화와 실전 무술이 공존한 독특한 전통으로,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며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태권도는 20세기 중반, 해방 이후 여러 무술 유파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탄생한 현대 무예다. 일본의 가라테(空手道)와 중국의 권법(拳法), 그리고 전통 무예인 택견·수박 등의 요소가 섞여 체계화된 만큼, 현대적 훈련 방식과 조직 체계가 강하게 배어 있다. ‘한국적 무술’을 만들고자 했던 당시 무술가들에게 택견은 상징적·정신적인 기원이 되었다. 1955년 ‘태권도’(跆拳道)라는 명칭이 정립된 이후, 군사훈련과 학교체육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국제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며빠르게 세계로 뻗어 나갔다.

기술적 특성에서도 두 무예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택견은 유연성과 리듬을 중심으로 상대의 힘을 흘려보내거나 되받아치는 방식이다. ‘품밟기’, ‘발질’, ‘잽이’처럼 춤사위에 가까운 기술들이 특징이며, 경기 중에도 상대를 해치지 않고 제압하는 예절을 중시한다. 이는 택견이 단순한 무술을 넘어 공동체 놀이로서의 성격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태권도는 직선적이며 강한 타격 동작이 핵심이다. 정확한 자세, 빠른 속도, 강력한 발차기를 중심으로 ‘돌려차기’, ‘뒤후려차기’, ‘앞차기’ 등 다양한 발기술이 발전했으며, 겨루기·품새·격파 등 스포츠화된 시스템 속에서 체계적으로 수련된다.

철학 또한 대비된다. 택견은 공동체와의 조화,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며, 전통적 호흡과 소리를 중시한다. ‘이크’, ‘에크’와 같은 기합은 단순한 외침이 아닌 호흡과 흐름의 일부로 작용한다. 반면 태권도는 오계(五戒, 예의·염치·인내·극기·백절불굴)를 중심으로 자기 수양과 인격 도야를 강조하며, 도복과 띠, 품새 체계 등을 통해 수련자의 성장 구조를 명확히 한다.

오늘날 두 무예는 각기 다른 길로 확산되고 있다. 택견은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국내외 교육을 통해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세계 무예 중 최초로 택견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되면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태권도는 200여 개 국가에서 수련되고 있으며, 국기(國技)로서 외교·문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되었고, 남한의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중심으로 국제 대회가 활발히 개최되고 있다.

태권도가 처음 우표에 담긴 것은 1969년 제50회 전국체육대회 때다. 이후 88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로서 꾸준히 우표로 발행되고 있다. 반면 택견은 2002년 ‘내 고향 충북’ 특별우표로 처음 우표로 소개되었고,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기념우표로 발행되었다.

택견과 태권도는 시대는 다르지만, 한국인의 정신과 몸짓을 담아낸 두 갈래의 무예다. 하나는 전통과 공동체의 흐름 속에서, 다른 하나는 현대적 체계와 세계화 속에서 발전해왔다. 두 무예가 함께 한국 무예의 폭을 넓히며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 다름을 경쟁이 아닌 ‘공존의 아름다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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